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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남의집 들어와 쿨쿨 잔 강아지..집주인은 전전긍긍

자기집이 아닌 걸 알아채고 얼어버렸던 강아지는 간식에 넘어가 코까지 골아대며 잠을 잤다.
자기집이 아닌 걸 알아채고 얼어버렸던 강아지는 간식에 넘어가 코까지 골아대며 잠을 잤다.

 

[노트펫] 새벽 3시에 자신의 아파트에 무단으로 들어온 강아지 때문에 안절부절한 사연이 웃음과 함께 안도감을 주고 있다. "너 누구세요?"하며 경계하던 강아지는 어느새 잠에 골아떨어졌으나 집주인은 어찌할 줄을 몰라 뜬눈으로 아침을 맞이해야 했다.

 

부산 북구 금곡동에 사는 재성 씨는 지난 18일 새벽 3시쯤 중문 밖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화들짝 놀라 방망이를 집어 들었다. 재성 씨가 사는 곳은 아파트 15층 꼭대기. 그 시간에 찾아올 사람은 없었고, 나쁜 생각을 가진 밤손님이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 현관으로 들어온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조심조심 중문을 여는데 사람은 없고 대신 작은 강아지가 서있었다. 나혼자 사는 재성 씨가 처음 보는 포메라니안이었다. 자기 집인 줄 알고 어느새 쏙 들어온 녀석. 하지만 이내 자기집이 아닌지 알아챘는지 쭈빗쭈빗하더니 재성 씨를 보고서는 그만 얼어 버렸다.

 

잔뜩 겁을 먹고 오줌까지 찔끔 지렸고, 달래봐도 동그란 눈만 굴리며 그 자리에서 꼼짝을 안했다. 거기다 전국 곳곳이 영하까지 떨어지면서 갑작스런 추위가 찾아온 이날 바깥에 얼마나 있었는지 오돌오돌 떨었다.

 

 

당초 도둑인 줄 알고 잔뜩 긴장했던 재성 씨. 긴장은 풀렸지만 이제 뜬금없이 나타난 강아지 때문에 안절부절하는 신세가 됐다. "누구야?" "어디서 왔냐"고 물어봐도 도통 말은 통하지 않고 울기 직전인 이 녀석을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난감했다.

 

우선 안심시켜야겠다는 생각에 그 새벽에 편의점으로 달려가서 간식을 사서 줬더랬다. 고개를 돌리던 녀석이 간식에 반응을 보이더니 손을 줬다. 그리곤 어느새 재성 씨 곁에 착달라붙는가 싶더니 깊은 잠에 골아떨어졌다. 코까지 심하게 골아댔다.

 

꼭두새벽에 난데없이 쳐들어온 강아지를 어느새 고이고이 모시는 신세라니. 재성 씨는 헛웃음만 나왔다. 강아지는 깊게 잠이 들었지만 재성 씨는 잠들 수 없었다. 주인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문을 구했고, 마침 그 시간에 깨어있던 누군가 1층 엘리베이터 앞에 안내문을 붙여놓으라고 충고했다.

 

그말을 듣고 안내문을 붙여놓고, 또 강아지 잘 자나 확인하면서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아침이 하얗게 밝아오고 있었다. 오전 7시가 됐을 무렵 휴대폰이 울렸다. 안내문을 봤다며, 강아지 주인이라며 데리러 오겠다는 것이었다.

 

남편분이 출근하면서 안내문을 보고 부인분에게 알려줬고, 부인분이 데리러왔다. 2개층 아래에 사는 60대 후반의 부부가 주인이었다. 

 

부부는 일요일 밤 8시쯤 잠시 외출을 했는데 그때 나간 것 같다고 했다. 이 녀석이 사라진 것을 안 이후로 계속 찾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강아지는 재성 씨에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돌아갔다. 


간식에 넘어온 뒤로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던 녀석이 주인을 보고선 180도 태도를 바꾼 것. 재성 씨는 "쥔님 보자마자 뛰어가서 난리도 아니었다"며 "그건 좋은데 왜 쥔님을 보자마자 왜 절 물죠. 저는 강쥐 코골이 때문에 밤도 샜는데 말이죠"하고 웃었다.

 

재성 씨는 "너 털찐 줄 알았는데 살찐 거였다. 운동 좀 해라"라고 덕담(?)을 건네면서 "이 녀석을 자식처럼 기르신다는 어르신들 품에서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월요일 새벽 펼쳐진 무단침입 사건은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었다. 재성 씨의 도움 요청으로 사연을 알게된 이들은 강아지가 주인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에 안도하면서 "좋은분 만나 주인을 찾을 수 있어 다행이다" "원래 포메 녀석들이 배은망덕 많아요 ㅎㅎ" "포메들이 주인밖에 모르는 귀여운 아가들이죠" 등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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